수완동 단독주택
본문
대지위치:광주광역시 광산구 수완동 801-28외 2필지
지역지구:자연녹지지역
도로현황:북동측 7m, 북서측 5m도로
주용도:단독주택
대지면적:1,200.00㎡
건축면적:232.39㎡
연면적:356.61㎡
건폐율:19.37%
용적률:29.72%
구조:철근콘크리트조
층수:지상2층
주차개요:자주식 3대
PROLOGUE
소나무숲을 마주하는 집, 관송헌의 건축주는 소나무를 좋아하여 대지에 인접하는 소나무숲과의 관계를 중요시 했고
신혼인 딸내외와 같이 살되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한 공간을 원했다. 또한 집 근처에서 운영하고 있는 유치원, 어린이
집, 키즈캠퍼스 등 전체 건물을 원활하게 관리할 수 있는 캠퍼스의 중심적인 건물을 원했다.
다섯세대 대식구가 모일 수 있는 집
처음에 건축주는 자연을 벗하며 기분을 전환할 수 있는 정자 같은 작은 건물을 원했다. 그런데 정자보다는 어느 정도
규모 있는 생활공간이 더 나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그 이유는 첫째, 조만간 막내딸이 결혼하고 사위와 딸이 같이 키
즈캠퍼스에서 일하니, 1층에 딸집을 마련해주면 건축주도 적적하지 않아 좋고 딸 내외는 직장이 가까워서 좋을 거라
는점 둘째, 아파트라는 답답하고 획일적인 공간보다는 자연과 맞닿아 있는 개성 있는 열린 공간이 창의적이며 활력
있는 생활을 만들어 줄 수 있다는점, 마지막으로 유치원, 키즈캠퍼스 등에서 일하고 있는 네 명의 딸이 모두 결혼해서
손주들을 낳으면 대식구가 되는데 다 같이 모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규모가 있어야 한다는 점 등이었다. 따라서
지상 2층, 연면적 110평 정도 규모의 집을 짓게 되었다.
근·중·원경이 주택과 관계 맺는 배치
관송헌이 들어선 대지의 남쪽에는 소나무숲이 있다. 북측은 작은 전원주택단지가 있고, 동측은 건축주가 운영하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키즈캠퍼스 등이 소나무숲 둘레로 위치하고 있다. 서측은 논밭과 멀리 공동주택단지 모습이 보
이는 곳으로 자연과 도시의 중간에 위치하는 대지라고 할 수 있다. 방향에 따라 대지가 접하는 풍경과 성격이 너무
다르다 보니, 건물을 어떻게 자리매김을 해야 할지가 배치의 관건이었다.
하지만 주택은 주변 환경과 반응하는 반응체이며, 그 배치 또한 주변 맥락과의 관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무엇보다
근경인 소나무숲을 파노라마적으로 관조할 수 있게 긴 장방형 매스를 소나무숲과 평행하게 배치했고, 매스의 양 끝
단은 각각 중경인 캠퍼스 내 건물들과 원경인 논밭쪽으로 향하도록 배치함으로써 근경, 중경, 원경 모두가 주택과 관
계 맺도록 했다. 또한 평면적이며 단조롭게 보일 수 있는 박스형태의 매스이지만 진입로를 사선방향으로 만듦으로써
진입시 건물이 입체적이며 다이나믹하게 보이도록 했다.
다양한 시선으로 나누는 무언의 대화
건축주는 소나무를 매우 좋아해 소나무숲 둘레의 땅들을 차례차례 구입해 유치원, 키즈캠퍼스 등을 지었으며, 이번
주택도 소나무숲과 어우러진 공간이 되길 원했다. 따라서‘소나무숲과 건축주를 연결해 주는 매개체’가 주요 설계 컨
셉이 되었다. 소나무숲과 관계 맺는 방식을 ‘소나무숲과 거주자와의 무언의 대화’라는 관점으로 풀어 보려 했다. 무
언의 대화는 서로의 시선으로 가능하다. 그냥 무심한 일방향 시선이 아니라 다양한 각도와 측면에서 서로 바라보는
시선의 주고받음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침실에서는 아침에 침대 옆 작은 창으로 안개가 소나무의 밑둥을 간지럽히
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일어날 수 있도록 했고, 거실 발코니에서는 소나무의 솔향을 맡으며 시선 가득 담긴 소나무
의 의젓한 기상을 매일 느끼게 해주었다. 건축주가 주로 기거하는 사랑방에서는 커다란 창을 디자인해 소나무숲을
중심으로 둘러싼 건축주 소유 여러 건물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게 했는데 이는 우리 전통건축의 자경(自景) 기법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자연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건축
지금까지는 건물에서 소나무숲을 향한 시선이었다면 소나무숲에서 건물을 향한 시선 또한 서로의 대화를 위해서 중요
하다고 생각했다. 멀리 소나무숲 사이에서 바라보는 건물은 소나무에 의해 분절되어 건물의 형태가 어렴풋하지만 조금
더 다가가면 가로로 길게 흐르는 완결된 형태를 만나게 된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킴으로 호감 있는 대화를 유도하고자
했다. 또한 검고 구불구불하게 하늘을 향해 기어오르는 듯한 소나무 줄기와 대조되게 하얗게 빛나는 기하학적인 매스가
땅과 함께 수평으로 깔리는 집의 모습은 숲과 건물을 서로 돋보이게 하는 배려라 할 수 있다. 서로의 배려는 대화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자연과의 대화를 중요시한 전통건축도 자연을 존중하며 배려하는 건축이다.
전통건축공간을 재해석한 공간 콘셉트
전통건축공간을 재해석해 건물에 적용한 내용은 ‘부부간의 프라이버시 보호’ 다. 건축주처럼 오랫동안 결혼 생활을 한
중년 부부들에게는 독립적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이러한 관점으로 전통주거에서의 사랑채와 안채공간을 하나
의 건물로 묶은 후 공간적으로 분리하고 거실공간이 안채공간과 사랑채 공간을 서로 연결하도록 설계했다.
사랑채와 안채를 재해석한 공간 컨셉
‘사랑채 공간’은 건축주가 주로 기거하는 공간으로, 캠퍼스 내 다른 건물과 소나무숲이 바라보이는 위치에서 손님도 맞
이하고 사업구상도 할 수 있는 사랑방, 침실, 욕실로 구성되어 있다. 침실은 크고 열린 사랑방과는 대조적으로 아주 작고
닫힌 공간인데, 그 이유는 퇴계선생이 기거했던 도산서당 침실과 같이 아늑하고 소박한 은거의 공간 또한 필요하리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안채 공간’은 주로 건축주 부인이 기거하는 공간이다.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그 공간을 깊게 만들어
야겠다는 생각으로 입구가 거실에 직접 면하는 것이 아닌 긴 복도를 통해 꺾어져 돌아가는 구조를 만들었다. 물론 긴 복
도가 생김으로 공간의 낭비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자연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 긴 복도 공간 또한 이 공간에서
저 공간으로 접어 드는데 한숨 돌릴 수 있는 사유의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타당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사랑채와 안
채의 중간에 있는 거실공간은 두 공간을 이어주는 공간으로 전통건축의 대청마루와 같은 성격을 갖도록했다. 대식구가
한 곳에 모여 식사 할 수 있는 크기로 안채와 사랑채와는 구별되게 계단실에 바로 면하여 세미 퍼블릭한성격을 갖도록
했다.
‘따로 같이’ 별채공간
1층은 결혼한지 얼마 안된 딸 내외가 사는‘별채공간’으로 부모인 건축주와 같이 살되 독립성을 확보하는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출입구도 분리하고 계단을 통한 층간연결도 안 되도록 계획했다.
하지만 툇마루를 공유하며 출입구를 서로 마주보도록 계획함으로써 같이 산다는 느낌만은 유지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