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동 옐로우 프로덕션 사옥
본문
서울시 건축상 장려상 수상
대지위치: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83-25외 1필지
지역지구:일반주거지역
주용도:근린생활시설
대지면적:783.60㎡
건축면적:462.44㎡
연면적:1,576.08㎡
건폐율:59.01%
용적율:149.87%
규모:지하1층,지상4층
구조:철큰콘크리트조
주요마감:베이스판넬, 목재사이딩, 드라이비트
비움(VIOD)에 의한 구성
"형체가 있는 것은 이로움을 지니지만 형체를 쓸모있게 만드는 것은 무형(無形)의 것이다"-노자, 도덕경
비워짐은 그 자체로서의 의미를 갖기도 하지만 채워짐에 의해 돋보인다. 반대로 채워짐 또한 비워짐에 의해 그 가치가 더욱
커진다. 이러한 비워짐과 채워짐의 역설적인 관계는 과밀화된 현대 도시공간을 조율하는데 중요한 요소이다. 우리의 전통건
축을 보면 비워진 공간은 채워진 공간을 풍요롭게 하며 자연과 건물을 융화시키는 역할을 하고있다. 이러한 비움의 의미를
해석하고 적용하고자 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주제이며 목표였다.
대지읽기와 프로그램
대지에 면하여 북측과 동측에 6미터 도로가 있으며 법적 건폐율은 60%로 한정된 일반주거지역이다. 다행히도 북측에 도로
가 있어 일조권 사선제한 적용으로부터 어느정도 자유로울 수 있었고 건폐율이 높지 않은 관계로 여유 공지를 확보하는데
걸림돌이 없었다. 건축주의 요구는 지하1층에 지상4층 규모의 건물이었고 1층은 피로티 주차장, 3층은 건축주인 옐로우프
로덕션 사무실, 나머지층은 근린생활시설로 임대하는 프로그램이었다. 특히 2층의 일부는 카페로 임대하겠다는 건축주의
요구에 따라 도로측에서의 인지성이 좋도록 도로의 교차부분에 카페를 배치하고 별도의 옥외계단을 설치하여 도로에서 바
로 진입이 가능하도록 계획하였다.
기억의 편린
도시의 경제논리에 의해 생겨난 우리들 주변의 근린생활시설은 도시의 표정을 규정짓고 있는 중요한 요소이다. 대부분의
근린생활시설은 그 용도 성격상 동네의 중요한 가로에 면하여 배치되므로 가로의 모습은 근린생활시설의 디자인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인다. 우리 주변의 가로의 모습은 어떠한가? 건물은 획일적이며 답답하게 가로와는 배타적으로 서있다.
가본지가 오래돼서 지금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홍대앞길에 면한 김기석씨의 근린생활시설 연작시리즈와 후미이코 마키의
힐사이드 테라스는 학창시절 인상적인 가르침이었다. 각각의 건물이 가지는 개성과 일관성 있는 디자인 그리고 가로에 제
공하는 보이드, 반외부공간의 성격있는 디자인으로 도시와의 경계를 부수는 섬세함까지 이러한 기억의 편린들이 근린생활
시설 설계의 기본 개념을 갖게 하는데 일조한 것 같다.
전이공간으로 도시와의 경계 허물기
경계를 구성하는 요소로는 벽만큼 강한 것이 없다. 벽은 안과 밖의 영역을 경계 짓고 벽의 닫힘과 열림에 따라 장소의 성격
이 규정된다. 벽은 주위와의 단절을 시도하기도 하여 여백을 만들며 주위를 흡수한다. 우리는 도시와의 경계를 극적으로 허
물기 위하여 먼저 가로에 면하여 큰 벽을 만들었고 그 벽에 큰 개구부를 만들어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었다. 그 개구부 안의
공간은 전이공간(transition space)의 성격을 갖고 지하에서부터 전층을 관통하며 내부공간과 외부공간을 관계 맺게 하고
있다. 또한 전이공간(transition space)과 내부공간이 면하는 표피는 맑은 유리의 커튼월로 서로를 시각적으로 통합시켜 주
며 내부공간을 외부공간으로 확장시킨다.
건축적 산책(ARCHITECTURAL PROMENADE)
건축은 영화의 플롯(plot)처럼 다양한 장면을 전개하며 극적인 흥미를 주어야 한다. 우리는 이 프로젝트에서 도시의 일상적
인 생활속에 지친 사람들에게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도록 아래와 같은 공간을 이용자들의 움직임에 따라 다양하게 펼쳐지
도록 하였다.
-선큰가든: 가로에서 선큰가든으로 직접 다닐 수 있는 계단을 설치하여 지하공간의 활용도를 높였고 지하라는 느낌을 덜
갖도록 계획
-피로티 주차공간: 개방적이며 쾌적한 주차공간
-옥외계단: 가로에서 연장되어 건물과의 적극적인 연결, 선큰가든과 가로를 옆에 끼고 오르내리는 즐거움을 제공
-실내계단: 중정을 바라보며 수직이동을 함으로써 흥미로움을 유발
-발코니: 오페라 극장의 객석과 같이 무대인 선큰정원을 바라볼 수 있도록 계획
-옥상정원: 대지가 주변에 비해 높아 파노라마적 전경을 제공하며 다용도로 활용되는 공간
항상 아쉬움은 남는다. 처음 프리젠테이션한 계획이 원안대로 지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왜냐하면 건축주가 마음속에 담아
두고 있는 이미지가 있으며 건축주와의 충분한 협의가 이루어지기 전이므로 이견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행이
도 이번 프로젝트는 처음 프리젠테이션에서 제시한 계획안이 원안대로 수용되었다. 아마도 건축주의 생각과 우리의 제안이
일치한 듯 싶다. 이렇듯 출발은 좋았지만 시공과정에서 여러가지 난관이 있었고 공사비가 낮게 책정된 관계로 마감이 변경
되고 마무리가 미흡한 점이 많아 만족감보다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하지만 평소에 생각해오던 개념을 적용하면서 여러
가지를 느낄 수 있었던 점은 작은 수확이며 보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