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건축주, 두 건물」 - ONE OWNER, TWO BUIL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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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단아건축관리자 작성일16-10-13 17:50 조회1,47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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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남대문 삼호빌딩

 

건축주와의 만남

2003년 12월, 건축사협회 회관 현상설계 2차 작품제출을 하고 집에서 오전 늦게까지 쉬고 있는 어느 토요일, 친한 후배에게서 전화가 왔다. 비몽사몽간에 받은 전화기에서 후배가 하는 말 “형, 다른 설계 사무소에서 건축주와 사이가 틀어져서 계약이 안된 프로젝트가 있는데 한번 트라이 해 보지 않을 래“ ”그런데 말야 설계비가 상당히 짜더라구, 계약이 안 된 이유도 설계비 때문인 것 같아“ 그래 대체 얼만데 .... 나는 건축주가 요구하는 설계비를 수화기를 통해서 듣고 차라리 계속 잠이나 자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나 지금 현상설계 제출하느라 밤새고 좀 자고 있으니까 긴 말할 기운도 없거든 얼마 이하론 불가할 것 같다 아무튼 고맙다“ 이렇게 잠시 비몽사몽간의 통화가 있은 후 나는 다시 잠에 빠졌다. 얼마쯤 자고 있는데 다시 전화벨이 울렸다. ”형, 건축주에게 형이 제시한 설계비를 말했더니 그 사람 성질 있다며 얼굴이나 보자고 하는데 만날 수 있겠어“ ”그래 그럼 만나 보지 뭐“ 나는 프로젝트 계약여부를 떠나서 건축주 한명 알아두는 것도 나쁘지 않고 후배의 배려도 고맙고 해서 건축주와의 미팅약속을 정했다. 건축주는 몇 개의 건물을 지어본 경험이 있으며 50대 초반의 빌딩 임대업을 하고 계시는 분으로 카리스마 넘치는 인상의 소유자였다. 건축주에게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듣고 우리 사무실을 구경하고 싶으시다고 하셔서 사무실을 보여드리고 포트폴리오도 보여드리게 되었다. 건축주는 우리 사무실 작품 중에서 논현동의 옐로우사옥을 건설회사를 운영하는 후배의 소개로 직접 봤다고 했다. 설계사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전에 감명 깊게 본 건물을 설계한 사무실을 우연히 만난 것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필연으로 까지 건축주는 생각하는 것 같았다.그렇지만 건축주에게는 평생을 건 중요한 프로젝트이므로 신중하게 결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었으리라. 건축주는 우리 설계사무소 뿐만 아니라 다른 설계사무소에게도 아이디어 설계를 받아서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고 했다. 소위 지명경쟁으로 설계사를 결정하겠다는 것이었다. 시한은 약 일주일... 어떻게 하면 안을 잘 만들 수 있을까?

 

대지읽기

 

대지는 남대문 로타리에서 남산으로 올라가는 소월길 초입에 있다. 건널목만 건너면 남대문 시장이고 안경도매점이 빽빽하게 붙어 있는 거리에 고려안경 도매상가라고 1층 규모의 허름한 건물이 서있는 대지가 바로 이번 프로젝트의 사이트이다. 대지내 안경상가는 일제시대의 적산가옥(건축주가 어렸을 때 살던)을 일부 개조하여 상가로 사용했었는데 건물이 너무 노후되어 자주 문제가 발생하여 벼르고 별러서 이번에 신축을 하게 되었다. 남산 자락에 위치한 관계로 주변대지와는 상당한 고저차를 갖는 땅으로 인접대지와는 일제세대에 축조된 석축으로 경계지어 있다. 대지의 2면에 형성된 석축 높이는 약 5미터 이고 주변의 무허가 부속건물들이 이 석축에 붙어 있다. 또한 나머지 2면에는 상당히 노후화된 건물들이 위치한다. 대지를 조사하면서 필자는 여러 가지로 골치 아픈 대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훌륭한 개념의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보다는 어떻게 하면 건물을 지을 수 있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되었다. 바꿔 말하면 공사가 되도록 하는 설계, 엔지니어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설계가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주변의 건물들이 상당히 노후되어 있고 대지경계에 석축이 형성되어 있으며 이 석축에 붙어서 주변건물이 있다는 점, 그리고 지반의 상태는 암석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설계하면서 좋은 공사조건의 땅을 만난 적은 없었지만 이번은 최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한편 이러한 조건이 좋은 설계를 만들 수 있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안해본 것은 아니었다. 어떻게 하면 이러한 상황을 잘 해결할 것인가 건축주는 1층부터 3층까지는 기존처럼 안경도매상가를 만들고 그다음 8층까지는 업무시설을 설계해달라고 하면서 공사비는 평당 280만원선이 되며 주변을 압도할 수 있는 랜드마크를 세워 달라고 했다.

 

아이디어 만들어내기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을 때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으면 홍역을 앓듯이 시름시름 앓는 필자는 건축주에게 안을 제출하기로 한 이틀전에도 잠을 못 이루고 있었다. 다른 경쟁 회사를 이겨야만 일을 할 수 있는데 “어떻게 하면 건축주의 마음을 사로 잡을 수 있을 것인가” 이런 평소에도 많이 하는 이런 생각보다는 일을 따지 못한다 하더라도 대지가 요구하는 것을 읽고 여려운 공사여건을 잘 해결해서 건축주의 사업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설계를 하자는 생각으로 새벽까지 잠을 못 이루고 있던 중 설계의 단서를 잡게 되었다. 그 단서는 단순했다. 기존의 석축을 걷어내면서는 공사를 할 수 없고(주변 건물이 석축에 붙어 있으므로) 지반이 지하 5미터이하로는 암반이어서 지하2층으로 만들기에는 공사비도 많이 들고 공사시 주변의 노후화된 건물들에게 많은 위해가 되므로 석축을 살려두고 지하1층으로만 설계를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따라서 지하층에 주차장을 설치할 경우는 지하2층을 만들어야 하는데 지상주차타워를 설치한다면 지하1층으로 가능하며 지하층의 폭을 줄여 석축으로부터 약 3미터 이상의 여유를 갖으며 공사를 함으로 석축을 존치시키며 공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하층에는 기계실과 전기실 일부 근생을 계획했다. 지상 주차타워을 설치할 경우 보통은 건물의 후면에 배치하고 건물의 전면에는 주차타워로 가는 주차로를 형성하게 되는데 대지의 폭이 상당히 좁고 차로 때문에 임대료가 비싼 1층 매장이 작아질 수 밖에 없는 단점이 있으므로 생각을 바꿔 건물의 전면에 주차타워를 두기로 결정했다. 많은 사람들이 가뜩이나 좁은 전면에 주차타워를 설치한다는 필자의 생각에 반감을 가졌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좀 달랐다. 대지가 4대문 안 주차 상한지역인 관계로 다른 지역보다 법정주차 대수를 약 50% 줄일 수 있었고 따라서 주차타워를 설치하더라도 건물보다 높지 않게 본 건물에 관입된 형상으로 일체화 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안경도매상가는 창이 필요없는 백화점과 같다. 길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제품을 구경하기 위한 쇼윈도우도 다른 소규모의 안경점처럼 꼭 필요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백화점처럼 큰 광고판을 설치하여 유명제품을 광고하고 안경도매상가로서의 인지성을 높이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이러한 생각은 전면에 주차타워를 배치하면 이 주차타워를 안경도매상가에 필요한 광고판(외국의 유명상품 광고에 임대)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을 살릴 수 있다는 아이디어로 발전되었다. 또한 주차타워를 설치하면 대지 경계선에서 6미터 정도 후퇴해야 하지만 주변건물들이 높이가 낮아 건물의 인지가 그렇게 떨어지지 않으며 주차타워 앞의 전면공지를 이벤트 광장으로 활용한다면 보행자들을 적극적으로 유인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필자는 판매시설에서의 광고판은 초기 디자인에서부터 고려되어야 할 요소라고 생각한다.누구나가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 설계시는 잘 반영되지 않는 부분이다. 본 계획에서는 주차타워를 적극적으로 광고판으로 활용하고 건물의 나머지부분은 유리커튼월로 처리하여 개방감을 최대한 살리면서 보이드와 솔리드의 대비가 강한 파사드를 형성했다. 또한 계단을 전면에 배치하여 건물의 수직상승감을 높이고 사람들의 움직임을 보여줌으로써 활력 넘치는 건물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뿐만 아니라 계단을 주출입구 부근에 배치하여 4층 이상의 업무시설을 이용하는 동선을 판매시설 동선과 섞이지 않도록 분리했다. 물론 주차타워와 계단이 전면에 배치되다 보니 주출입구가 협소해지는 단점이 발생되나 주차타워와 계단을 약간씩 틀면서 배치시켜 입구폭을 최대한 확보하고 주출입구 상부의 2층과 3층 슬라브를 잘라내어 보이드 시킴으로 입구로서의 개방감을 최대화 시키려고 노력했다.

 

건축주의 결단

 

건축주는 우리 안을 받아보고 상당히 당혹스러워 했다. 가뜩이나 좁은 대지에 주차타워을 전면 배치한 것이나 건물을 도로경계선에서 후퇴한 것이나 주변의 건물들과는 다른 모험적인 시도 때문이었다. 사업을 시행하는 당사자에게는 큰 모험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는 설계였다. 설계를 쉽게 풀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도 받았다. 그렇지만 필자는 주어진 상황에서의 해답은 이것밖에는 없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자신감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갈등도 있었다. 그러나 공사비절감, 민원최소화, 공기절감, 공사시 안전성, 주차타워의 광고판 활용, 조소적인 매스구성등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다는 생각이 들었고 업무시설에서의 작은 광정(LIGHT WELL)은 업무시설의 건조한 공간에 활력을 불어넣고 1층 후면의 정원은 아늑한 휴게공간이 되어 공간연출의 조연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여 건물에 생기를 불어 넣을 것이라는 점을 건축주에게 설명하면서 건축주의최종 결정을 기다렸다. 건축주는 평범한 주변의 평범한 건물을 싫어하는 분이다. 미국에서의 오랜 생활 속에서 건축을 바라보는 눈도 높았으며 건축에 대한 관심이 남다른 분이어서 우리의 시도를 높이 사며 다른 설계사무소의 평범한 해법과 비교했다. 결국 건축주는 우리 안을 택하게 되고 모험을 걸게 되었다. 보통 결단이 아니었다. 이제는 좋은 건물을 드리는 것으로 건축주의 후원에 보답할 차례이다.

 

첫 삽을 뜨고 잘 지어지길 기원하며

 

축주의 우리에 대한 신뢰감은 시공사 선정으로까지 연결되었다 건축주와 친분관계가 있는 건설사가 공사비 면에서 저렴했으나 공사비가 좀 더 비싸더라도 시공실적이 좋고 안정적인 우리가 추천하는 건설사를 건축주는 최종 시공사로 선정하게 된다. 건축주의 생각은 우리설계안을 충실히 살리면서 안정적인 공사를 하고 싶어서 내린 결정이라고 했다. 사실은 필자도 건설사인 한울종합건설에 대하여 자세히는 몰랐지만 시공된 작품을 보고 호감이 들어 있었고 건축주의 일생을 건 건물이니 만큼 시공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여러 시공사 중에서 가장 믿음이 가는 시공사가 선정되도록 도움을 드린 것이다. 4월20일 착공식이 현장에서 있었다. 시공사가 착공식 준비를 성대하게 준비했다. 기존 건물을 멸실한 상태에서 건축주 주위의 친지들을 모시고 마을 축제분위기로 만들기 위해 사물놀이패도 불러서 연주도하고 살풀이도하고 돼지머리 놓고 고사도 지냈다. 그곳에 모인 모든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다 똑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다. 아무사고 없이 잘 공사가 되어 사업이 번창할 수 있는 건물, 아름다운 건물로 지어졌으면 하는 바램이었으리라. 내년 1월말에는 건물이 완공된다. 약 10개월 동안 공사를 위하여 최선을 다해서 건축주에게 만족스런 건물, 낙후된 도시환경의 개선에 도움이 되는 건물, 무엇보다 어려운 여건에도 최선을 다한 우리 사무실의 스탭들에게 보람을 줄 수 있는 건물이 지어지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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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도곡동 삼호빌딩

 

건축주의 두 번째 사업

 

건축주는 남대문 삼호빌딩을 착공하며 우리에게 또 다른 프로젝트를 의뢰했다. 도곡동의 매봉산 자락에 기존의 3층규모의 근린생활시설을 부수고 새 건물을 짖기로 결심하여 작년 종세분화전에 다른 건축설계사무소 건축허가를 받아 착공을 기다리고 있던 프로젝트였다. 남대문 삼호빌딩을 잘 설계해 주면 도곡동 삼호빌딩설계도 의뢰하고 싶다던 건축주의 평소의 말이 현실화 되었다. 건축주는 이미 기존 설계사무소에게 설계비를 지불하였으나 우리가 설계를 잘해준다면 이미 지불한 설계비를 포기하겠다고 했다. 약 1개월간의 설계를 하면서 느낀 점은 건축설계의 아이디어는 대지로부터 나오며 그 아이디어를 순수하게 표현하는 것이 강하게 어필 할 수 있는 건물을 만든다는 점이다.

 

대지읽기와 요구사항

 

대지의 위치는 뱅뱅사거리에서 영동세브란스 병원를 연결하는 25미터 폭의 도곡동길이 북쪽으로 면하고 대지 후면의 서린아파트로 진입하는 10미터 도로와 남측에 막다른 골목길(폭 4미터)를 이면도로 접하는 약 250평 규모의 대지이다.남측으로 현재 재건축으로 한창 철거중인 매봉산 자락에 위치한 서린아파트가 있다. 대지는 전면도로와 후면 이면도로간의 약 10미터 정도의 고저차를 갖고 있다. 따라서 서린 아파트로 진입하는 길인 대지의 동측은 상당히 가파른 경사도를 갖는 길이다. 존의 건물은 3층 규모인데 서린아파트의 초입에 위치한 관계로 빵집, 세탁소, 부동산중개업소등 근린생활시설이다. 규모가 작아서 수익이 별로 좋지 않았고 도곡동길이 예전에는 법적규제(고도제한)로 강남의 다른 곳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발이 되어 신축을 보류해 왔다. 제 건축주는 신축의 필요성을 서린아파트 재건축과 주변여건의 변화를 통해 감지하고 신축을 결심하게 된다. 지상7층 규모로 건물 최상부는 건축주가 살 집을 요구했으며 나머지 층은 근린생활시설을 계획하여 임대하겠다는 구상이었다.

 

도시의 길을 내부로 연장시키다.

 

대지의 삼면에 접하는 도로는 성격이 확연하게 달랐다. 전면의 25미터 도로는 차량이 급하게 질주하는 대로였고 대지의 동측에 면한 10미터 도로는 경사도가 아주 급한 서린아파트의 진입로였으며 후면의 4미터의 막다른 도로는 다른 주변의 대지로 진입하는 막혀있는 골목길 이었다. 렇게 성격이 각각 다른 도로에 접한 건물의 공간은 달라질 수 밖에 없다는 단순한 생각을 하게 된다. 다시 말하면 주어진 상황에 따라 얼굴을 바꿔가며 대응하는 인간의 모습처럼...25미터 도로변에는 공공성이 강한 판매시설을 배치하며 10미터 도로는 아파트 진입도로이므로 세탁소, 빵집 등 아파트 주민들을 겨냥한 근린생활시설을 후면의 4미터 도로는 인지도가 가장 떨어지는 것이므로 주차타워를 계획하였고 이러한 각각의 시설들은 각 도로에서 바로 진입할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즉 외부의 길을 적극적으로 내부로 끌어드림으로 자연스러운 진입, 모든 방향에서 쉬운 진입이 되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고저차를 이용한 3개층에 걸친 진입으로 상가는 더욱더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출입구가 많아 관리가 다소 불편할지 모르지만 이러한 불편함은 호기심 가득한 공간, 재미있는 건축적 산책을 만들고자하는 의지를 꺽지 못한다. 한 층에서 25미터 도로에 면한 판매시설과 10미터 도로에 면한 근린생활시설은 스킵플로어식으로 구성되며 계단이 이러한 단차를 흡수하며 각 시설을 분리시키며 또한 연결하는 장치로서의 역할을 한다. 지하1층 레벨인 25미터 도로변에서 지하2층까지 깊숙이 연결하는 직선형 계단, 중정마당, 중정마당과 연결된 테라스 공간은 가장 애착이 가는 공간이며 건물에서의 즐거운 산책을 가능케 하는 공간이라 할 수 있겠다.

 

도시주택의 제안

 

건물 꼭대기의 주택은 2개층으로 구성되며 90평 규모의 건축주가 평생을 살 집이다. 중정을 중심으로 하는 ㄷ자 모양의 평면으로 아래층은 두개의 영역으로 나뉜다. 한쪽은 자녀들의 방과 거실, 주방이며 다른 한쪽은 할아버지, 할머니 또는 분가한 자녀 내외가 잠시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위층은 건축주 내외의 공간으로 프라이빗한 정원인 옥상 테라스를 갖는다. 이 주택에서도 건축 산책의 개념은 적용된다. 중정 주위로 유리 복도를 만들어 현관에서 거실로 이동시 자연을 감상할 수 있으며 중정에 면하여 계단을 설치함으로써 중정과 2개층이 오픈된 거실공간을 동시에 만끽하도록 배려했다. 또한 좁고 깊숙한 중정에는 계류를 만들어서 발을 담그고 조그마한 정원을 보며 명상에 잡길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했다. 이러한 깊은 중정은 도시와는 격리된 나만의 자연이라는 느낌을 갖게 할 것이며 내부공간에 생기를 불어 넣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 건축주의 두 프로젝트

 

도곡동 삼호빌딩은 남대문 삼호빌딩이 완공되면 바로 착공할 예정이다. 아마도 내년 초에는 공사를 시작할 것으로 본다. 사무실에서 작업할 때 모형을 만들고 3차원 시뮬레이션으로 디자인도 하지만 하루속히 지어진 건물을 바라보며 내부공간을 거닐고 싶다. 아마 우리 건축주도 같은 생각일 것이다. 두 프로젝트를 연속해서 믿고 맡겨준 건축주에게 감사한다. 그리고 어느때보다 더한 책임감을 느낀다. 잘 해야 한다는... (글, 조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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